미국과 한국의 관세정책은 두 나라 간 무역 구조와 제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상호 관세 장벽을 낮추면서도 전략 산업 보호를 위한 차별적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FTA, 제조업 경쟁력 관점에서 미국과 한국의 관세정책을 비교·분석합니다.
FTA와 양국 간 무역 환경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2012년 발효된 한미 FTA는 두 나라 간 무역 장벽을 대폭 낮추면서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이 협정을 통해 대부분의 공산품과 농산물에 대한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었고, 지적재산권 보호, 환경 및 노동 기준 강화 등 비관세 장벽도 개선되었습니다.
FTA 발효 이후 한국은 미국 시장에 자동차, 전자제품, 화학제품 등을 더 낮은 비용으로 수출할 수 있었고, 미국 역시 농축산물, 서비스, 금융 분야에서 한국 시장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가 컸으며, 이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최근 개정된 한미 FTA는 디지털 무역, 친환경 산업, 전기차·배터리 분야를 포함해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양국 모두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에 대한 관세정책 영향
미국 제조업
미국은 반도체, 항공우주, 전기차, 에너지 등 전략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정책을 적극 활용합니다. 특히 중국 등 경쟁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저가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자국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통해 국내 제조업 생산시설 확대와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관세정책은 이러한 산업정책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일부 소비재 가격 상승과 해외 기업의 부담 증가라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특히 한국 기업들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지 않으면 관세 및 보조금 관련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국 제조업
한국은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관세정책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 덕분에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 진입 시 관세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 전자, 화학, 철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는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해 FTA 혜택과 미국 정부 보조금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원자재 및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관세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특정 원자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환경 규제를 강화할 경우 한국 제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양국 기업의 전략과 시사점
미국과 한국 기업들은 각국의 관세정책과 제조업 경쟁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현지 생산 확대입니다.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공장 설립,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확대 등은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접근성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둘째, 공급망 다변화입니다. 양국 모두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준수와 함께 친환경·디지털 산업 전환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셋째, FTA 활용 극대화입니다. 한미 FTA를 비롯한 다자간 무역 협정을 활용해 무관세 혜택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산지 규정 준수와 통관 시스템 개선을 통해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양국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무역질서 변화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관세정책은 서로 다른 산업 구조와 경제 목표를 반영하면서도 FTA 체결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략산업 보호와 공급망 자립을 위해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반면, 한국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세를 낮추고 FTA 혜택을 적극 활용합니다. 두 나라는 이러한 차별화된 정책 속에서도 협력을 확대하며 미래 제조업 경쟁력 확보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습니다.